‘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 체험학습을 떠난 뒤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의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된 가운데 유나 양 아버지의 ‘왼손’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종수사전문가인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27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조양 가족 실종 사건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먼저 심야 시간에 움직였다는 부분이 의심이 간다"며 "또한 아이와 동행을 하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찌 된 상황인지 정상적인 의식 판단이 되지 않은 채 엄마에게 업혀서 간다는 부분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급한 상황이라면 아빠가 대부분 아이를 안고 가는데 팔에 힘이 없는 아이를 엄마가 뒤로 업은 모습이었다"며 "아이는 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양은 키 145㎝에 몸무게 40㎏ 정도로 통통한 체형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조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여성이 업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유나 양 아빠로 추정되는 CCTV 속 남성이 손에 든 물건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빠가 왼손에 들고 있는 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어떤 물건”이라며 “ 일반적인 여행이나 농어촌 체험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단지 아빠가 왼손에 작은 비닐봉지를 든 모습이다. 이런 것이 뭔가 다른 목적으로 여기에(완도에) 들어온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YTN이 공개한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조양 가족은 숙소 문을 열고 나온 뒤 엘리베이터를 탔다. 조양은 축 늘어진 채 어머니 이모 씨의 등에 업힌 상태였다. 아버지 조모 씨는 비닐봉지로 감싼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들고 이를 지켜봤다.
이날 조양 가족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머문 펜션의 관계자가 조양 가족이 풀빌라를 이용하지 않고 방에서만 머물러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풀빌라는 온수 사용료를 별도로 내고 이용하는데, 이들은 직원에게 온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양의 어머니가 가끔 먹거리를 사러 숙소 밖으로 나왔을 뿐, 나머지 가족은 거의 나오지 않고 방 안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자룡 변호사는 YTN 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양 부모가 한 달 살기와 관련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완도로 들어간 것이라면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은 줄어든다"며 "이 경우 완도에서도 체험학습과 관련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이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수사 방향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언급이긴 하지만, 불의의 사고 발생 가능성, 그리고 이들 가족의 금전적인 문제나 이것이 원인이 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관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