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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책 ‘조선통신사’와 영화 ‘한산’

최수문 문화부 차장





한국과 일본의 관계와 관련해서 최근 주목할 만한 책과 영화가 나왔다. 역사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에서 역사 바로 알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일 관계 재정립에 중요한 요소다.

5월 동북아역사재단이 펴낸 ‘조선통신사-평화외교의 길을 가다’가 흥미를 끈다. 15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낸 사신단을 일반적으로 ‘통신사’라고 한다. 책은 이들의 이야기를 쉽게 풀이했다. 일본을 왕래한 통신사는 임진왜란의 전후 처리 과정에서 양국 간 평화 관계를 다시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7월 말 개봉 예정인 이순신 시리즈 두 번째 영화 ‘한산-용의 부활’도 주목된다. 임진왜란 초기 해전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한산대첩을 조명한 작품이다. 앞서 시리즈 첫 번째 영화인 ‘명량’은 한국 영화 사상 최대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 작품의 감독은 향후 세 번째 영화로 노량해전을 다룬다고 하는데 특히 기대된다.

한일 관계는 역사상 임진왜란 이후부터 강화도조약 직전인 운요호사건까지 조선 후기 270여 년이 가장 좋았고 이때가 가장 오랫동안 평화가 유지된 시기다. 당시 전쟁은 물론이고 역사상 흔했던 왜구까지 남해안에서 사라졌었다.

270년 동안의 평화를 유지시키는 데는 조신통신사가 일익을 담당했음은 물론이다. 정기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통신사들은 한국(조선)과 일본 양국 국민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산 등에 설치한 일본인 거주지 ‘왜관’도 일본인의 한국 이해를 도왔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결국 힘이었다. 일본은 조선을 침략했지만 자신도 큰 피해를 봤다. 한산해전에 이어 임진왜란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이 그 백미다.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일본군이 자기 나라로 철수하는 상황에서 조선의 수뇌부나 지원군 명나라 장수들 사이에서도 이들은 그냥 보내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순신은 결전을 통해 일본의 완전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것이 노량해전으로 이어졌고 일본군의 참패로 끝났다. 이순신도 전사한다.

한산해전이나 노량해전 등의 참패 충격은 일본 국내에서 한참을 이어졌다고 한다. 패전 이후 쫓겨간 일본군들은 이후 조선을 침략하거나 하다못해 왜구 노략질 기대도 접었다. 그로부터 300여 년 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은 조선의 힘이 다시 쇠퇴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일 간의 관계는 대화와 함께 힘의 과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새로운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김포~하네다 간 정기 항공편이 지난주 재개되기도 했다. 우리의 주도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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