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성장’을 앞세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취임 후 처음 연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장소는 대통령실(옛 청와대)이 아닌 지방대였고 기업인을 초청해 발언을 듣는 등 재정전략회의에서 지역 균형과 기업 친화적 국정 운영의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청주 충북대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재정전략회의를 열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된 재정전략회의는 주로 청와대에서 개최됐다. 예외적으로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이나 세종컨벤션센터에서 한 번씩 열린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행사가 어려워진 2020년을 제외하면 청와대에서 여는 형식을 지켰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재정전략회의를 지방대학인 충북대에서 개최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 철학으로 밝힌 국가 균형 개발과 지방대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재정전략회의에는 반도체 ‘초격차’의 주역인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과 ‘K팝’ 등 한류 문화 확산의 기반을 다진 이수만 SM엔터테인먼드 총괄 프로듀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하정우 네이버 AI랩 연구소장 등 9명의 민간 전문가가 함께했다. ‘소주성’으로 대표되는 공공 주도 성장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 때는 재정전략회의에 대부분 국무위원과 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했지만 대부분 연구계와 학계 인사들이었다. 반면 윤 대통령은 현장을 뛰고 있는 기업인들을 초청해 새 정부의 정책 과제와 성장 동력 확충, 인재 양성, 문화 육성,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등에 대한 고언을 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업인 참여에 대해 “학계보다 실제 산업계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을 모시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민간의 고민을 정부가 잘 받아 안아서 국가 재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할지 토론하기 위해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재정전략회의 세션 사이에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지방대에 대한 지원 확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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