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70대 최고경영자(CEO)가 불륜 상대 여직원에게 비밀 유지 조건으로 합의금 수십억원을 지불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의 전 회장이자 CEO였던 빈스 맥마흔(76)이 16년간 여성 4명에게 총 1200만 달러(156억 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맥마흔은 수십 년간 WWE의 핵심 인물이었고 WWE를 미디어 강자로 키워냈다. 더 락, 존 시나,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 같은 많은 유명한 레슬러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그러나 맥마흔은 2005년 WWE를 떠난 전직 프로레슬러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가 거절당한 뒤 입막음 조건으로 750만 달러(97억5000만 원)를 지불했고, 2006년에는 WWE에서 10년간 일했던 전 매니저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가 100만 달러(13억 원)를 지급했다. 또 다른 직원에게는 자신의 누드 사진을 보내고 직장 내에서 성추행했다가 10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마흔은 지난 1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35세 연하 전직 여직원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털어놓거나 비방하지 않는 대가로 300만 달러(약 38억7600만 원)을 지불하는 비밀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알려져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WWE 이사회는 “맥마흔이 10만 달러(약 1억2925만 원)의 연봉으로 41세의 이 여직원을 고용했지만, 성관계를 시작한 후 20만 달러(약 2억5850만 원)로 2배 인상했다”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받은 후 4월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맥마흔은 “특별위원회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한다. 어떠한 결론이 나오든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에는 WWE 임원들과 맥마흔의 가족들로 구성돼있다. 맥마흔의 딸 스테파니 맥마흔과 그의 남편인 전 레슬링 선수 폴 레베스크(선수 시절 ‘트리플 H’)가 포함돼 있으며, 맥마흔은 주주의 의결권 과반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이사회는 “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 법률 고문을 고용했다”며 “제3자와 협력해 회사의 규정 준수 프로그램, 인사 등 전반적인 기업 문화를 검토하겠다”고 당부했다. 또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스테파니가 CEO 자리를 대행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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