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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매몰, 급류 사망…경기도 ‘물폭탄’ 인명 피해 속출

광주 430.5㎜·여주 419.5㎜·양평 408.0㎜

경기도 곳곳서 주택침수·도로통제 잇따라

남한산성면 마을, 산사태로 18시간 고립

여주 산북면은 토사 쏟아지며 아수라장

11일까지 100∼300㎜ 더 강우 예보

경기도, 재난대책본부 비상 2단계 운영

9일 오후 전날부터 중부지방에 내린 많은 비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이 토사와 나무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8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경기도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명피해와 주택침수, 도로통제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는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경기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광주 430.5㎜, 여주 419.5㎜, 양평 408.0㎜, 광명 390.0㎜, 성남 355.0㎜, 의왕 348.0㎜, 과천 347.5㎜ 등이다. 누적 평균 강수량은 262.4㎜로 집계됐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군포에는 전날 오후 10시 2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2.5㎜, 성남에는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0.5㎜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광주에도 전날 오후 11시 14분부터 101.5㎜, 화성 역시 이날 0시 13분부터 107.5㎜의 시우량(한 시간 동안 내린 강우량)을 기록했다.

경기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2.63m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인명 대피 수위인 2m보다 높은 상태다. 해당 다리는 지난 8일 오후 7시 50분께 수위가 5.3m를 넘어섰으나 9일 오전 5시 30분부터 하강하는 추세다.

재해대책 당국은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지역에도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자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9∼11일 사흘간 경기지역에 100∼3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9일 오후 전날부터 중부지방에 내린 많은 비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이 토사와 나무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산사태로 인한 매몰·급류 사망 피해도…


많은 비에 산사태 등으로 인한 매몰 피해도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화성시 정남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변 공장의 직원 기숙사로 사용하는 컨테이너가 매몰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굴착기를 동원해 흙을 퍼냈다. 이후 오전 8시 11분께 컨테이너 안에서 40대 중국인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오전 1시 1분께는 경기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IC 부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가 인근 도로를 지나던 렉스턴 차량을 덮쳤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운전자 A(30·남) 씨가 결국 숨졌다. 차량에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밤 중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도 있었다. 오전 0시 59분께 양평군 강상면에서는 60대 남성이 도랑을 건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40분께는 광주시 목현동 목현천을 지나던 한 시민으로부터 “사람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일대를 수색하다가 이날 0시 15분께 주변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발견된 곳에서 2㎞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있다가 정류장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 하천에 빠져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 목현동에서는 남매가 실종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0시 43분께 주민 B(77·여) 씨가 집 주변 하천의 범람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자 동생 C(58·남) 씨가 따라나섰다가 함께 실종됐다.

경찰은 이들의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이밖에 이번 비로 지금까지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72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중부지역에 많은 비가 이어진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으로 가는 외길이 하천 범람으로 막혀 10여 가구가 고립돼 있다. 연합뉴스


무너지고 잠기고…전쟁터로 변한 산간마을들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은 지난 8일 오후 11시께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왕복 2차로) 20여m가 산사태로 막히면서 고립됐다.

설상가상으로 폭우에 전봇대가 쓰러지며 마을에 정전이 발생해 전기도 끊겼다. 18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은 면사무소에 상황을 전하고 진입로 복구를 요청했다.

면사무소는 중장비를 동원해 마을이 고립된 지 18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5시 30분께에야 진입로를 뚫는 데 성공했다.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도 마을 곳곳이 침수됐다. 칠사산 자락 비탈면에 빼곡히 들어선 이곳 빌라 단지는 산기슭에서 토사가 빗물과 함께 쓸려 내려가며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무려 418㎜의 물폭탄이 떨어진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마을은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산골짜기에는 경사로마다 상처투성이인 상태에서 세찬 물살이 계속 흘러나왔고, 약해진 지반은 곳곳이 무너졌으며 아스팔트 포장 도로는 군데군데 뜯겨 나갔다.

주차된 자동차 여러 대가 지반이 무너지면서 뒤엉켜 침수되거나 전복됐고,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가건물 중 일부는 아예 주저앉기도 했다.

고기리 계곡이 있는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과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밀집한 과천시 과천동 꿀벌마을도 침수 피해를 입어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폭우가 이틀째 내린 9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이 범람한 강물에 완전히 잠긴 가운데 인근 올림픽대로가 동작대교JC 인근 통제로 인해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오승현 기자


주택·상가 침수 잇따라…도로·주차장 등 곳곳 통제


주택 등의 침수와 도로 등의 통제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지금까지 경기도가 집계한 침수 피해는 주택·상가 93건, 차량 35대, 도로 36건이다.

이로 인해 이재민이 9가구 23명 발생했으며, 241가구 438명의 주민이 거주지를 떠나 일시 대피했다.

곳곳에서 이뤄진 교통 통제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현재 도내에서 통제 중인 곳은 하상도로 24곳, 일반도로 13곳, 세월교 30곳, 둔치주차장 31곳, 강변 산책로 25곳이다.

용인서울고속도로에도 인근 산비탈 면에서 흙이 쏟아져 내려 용인 방향 서판교에서 서분당 구간 13㎞가 통제됐다.

경기도는 전날 오전 9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 체제로 운영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호우경보 발효 지역이 확대되자 비상 2단계 체제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

도는 산사태 우려 지역 345곳, 침수 우려 도로 71곳 등의 상황을 미리 살피고 피해 지역은 현장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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