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과 재정 긴축,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 상반기 아시아태평양지역 부동산 직접 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10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의 ‘2022년 2분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캐피털 마켓 시장’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올해 상반기 부동산 직접 투자 규모는 7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어든 금액이다.
스튜어트 크로우 아시아태평양 지역 캐피털 마켓 CEO는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환경 요인이 대두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긴축 주기에 맞춰 자본 배분 전략을 조정하면서 지난해 고점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이 고객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까지는 자산 가격 조정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투자대기자금 규모는 여전히 상당하고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도 강하여, 투자 기회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SK U-타워,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알파리움타워 등의 오피스 거래에 힘입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153억 달러의 상반기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투자 금액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거래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아울러 리테일 시장도 소수의 하이퍼마켓과 쇼핑몰의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상반기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장재훈 JLL 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상반기 거래 건들은 금리 인상 초기에 작년부터 진행되던 매매 종결 건들이 전체적인 시장 거래량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되고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 불발 또는 매각 철회 건수도 증가하여 전반적으로는 거래량 감소가 예측된다"며 "향후 금리 인상 추이와 경기 하향 전망으로 인해,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여건이 불안정한 만큼 투자시장에도 신중한 분위기가 감돌며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금 조달 시 충분한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은 LTV 비율을 낮추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국내 투자심리가 주춤한 사이 원화 약세의 이점을 누려 해외투자자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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