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에 당당히 맞서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미리 알았지만 ‘경제 손실’을 이유로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WP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침공에 앞서 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이를 우크라이나 내부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약 침공 사실을 알렸다면 경제 손실이 컸을 것’이라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는 러시아 침공 계획을 내부와 공유하지 않은 이유로 국민이 전쟁 공포에 국외로 이탈한다거나 경제가 붕괴하는 상황이 우려됐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그는 “만약 침공 계획을 미리 알렸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 초반에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보금자리를 지키려 싸웠기 때문이라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이다.
이런 발언을 두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젤렌스키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 안전보다 경제를 우위에 뒀다는 지적이다.
한 우크라이나 매체의 편집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언한 매월 70억 달러라는 손실은 러시아 침공에 따른 수많은 희생과 피해와 비교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언론인은 마리우폴, 부차 등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곳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분히 국민에게 전쟁을 준비하도록 했다면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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