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상대의 사법 리스크 공격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고 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부각하는 데 당력을 쏟았다. 여야가 정쟁을 이어가는 동안 공직 후보자의 자질 검증이라는 인사청문회 본연의 역할은 뒷전으로 밀렸다.
국민의힘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가 통상적인 절차라고 강조했다.
전주혜 의원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소환을 ‘전면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통상적인 검찰 소환을 전쟁 선포라고 얘기하는 간 큰 피의자가 있다”며 “지금 민주당에서는 전쟁 선포라고 하는데 통상적인 피의자 소환을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짚었다. 이어 “간 큰 피의자를 상대로 정확히 진실을 가리고 치우침 없이 수사하는 게 검찰의 임무”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당시 ‘수사 불응에는 강제 수사를 해야 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긴 사실을 언급하며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저렇게 얘기하고 자신의 일에는 완전히 달라지는 바로 이런 것 때문에 정치 불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이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는)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저희는 (이 대표가) 충분히 진술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건을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2년이 다 되도록 단 한 번의 소환 조사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김의겸 의원은 “수사를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되고 있지만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면 얼마든지 가볍게 할 수 있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박범계 의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이 사안은 공소장과 범죄 일람표상에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의혹이 많다. 국민적 의혹이 크다. 그러나 검찰은 제가 느끼기로는 무혐의를 예비해놓은 것 같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없는 만큼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상황이 된다면 모든 책임은 총장이 지고 충실히 수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이해 충돌 여부를 놓고 여야가 1시간 넘게 공방을 벌이면서 지연 진행됐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님’으로 부른다는 제보가 있다며 중립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는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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