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기존 청와대 로고를 대체할 새 상징체계(CI)를 발표한 가운데, 검찰 로고와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용산 시대’를 형상화하는 로고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고는 대통령실 청사 건물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상징하는 상상의 새 봉황 두 마리와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새로운 CI는 대한민국의 자유·평화·번영을 상징한다"며 "먼저 청사를 봉황이 감싸고 있는데 안정과 조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무실을 형상화해서 용산 시대 개막과 힘찬 도약을 나타내고자 했다"며 "용산 대통령실 건물 정중앙에 '영원히 피는 꽃' 무궁화를 배치해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실의 마음과 대한민국의 영원한 번영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새 로고가 검찰 로고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새 로고는 대통령실 청사 건물을 본딴 7개 기둥 중 가운데 기둥이 로고 속 가장 높이 솟았는데 검찰 로고 또한 5개의 기둥 중 가운데 기둥이 가장 높게 솟아 있는 등 형태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로운 대통령실 로고를 보니 검찰을 품은 형국”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다’로 생각하고 로고를 만드셨느냐. 검찰 사랑도 이 정도면 병이다”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 역시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실 새로운 CI에 검찰 로고가 겹쳐 보인다. 대통령실 CI도 검사가 만들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라며 “이걸 만드는데 무려 1억 원 정도의 예산을 썼다는 사실이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민생을 챙기는 것보다 겉으로 보이는 의전과 허례허식에만 너무 과하게 신경을 쓰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대통령실 로고가 검찰을 연상시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문업체와 여러 번 논의 끝에 내부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며 "특정 정부 기관을 거론했는데 CI에 담긴 의미는 충분히 설명드린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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