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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올빼미' 보이는 것을 말 할 수 있는 용기

[리뷰] 영화 '올빼미'

소현세자 죽음 모티브

맹인 침술사가 목격자가 된 설정

배우 류준열, 유해진 세 번째 호흡

11월 23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올빼미' 스틸 / 사진=NEW




본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거대한 권력에 맞선 일이라면, 목숨을 걸 정도의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의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또 다른 용기로 남을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다. 영화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이를 목격한 이의 용기 있는 목소리를 통해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류준열)는 어의 이형익(최무성)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김성철)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유해진)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던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를 맞닥뜨린다.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Faction) 사극과 현대적 스릴러라는 두 개의 장르로 구성돼 있다. '소현세자가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는 인조실록의 한 줄에서 시작된 상상력으로 뼈대를 만들고, 소현세자를 둘러싼 얽히고설킨 주변 인물의 욕망을 통해 살을 붙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현세자의 죽음을 주맹증(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 침술사가 목격했다는 설정을 가미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팩션 사극의 묘미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허를 찌르는 새로움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소현세자가 죽은 후 강빈(조윤서)과 그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 이후 인조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역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감정, 궁 안 사람들의 움직임 등 그 과정에 대해서는 상상의 여지가 남겨져 있는 것이다. '올빼미'는 이 점을 파고든다. 아들을 잃은 인조의 뒤에 어떤 감정이 숨겨져 있을지, 남편의 죽음을 알리려는 강빈이 어떤 심정이었을지, 모든 걸 본 맹인 침술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사극에 스며든 현대적인 스릴러는 묵직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 모든 일은 하룻밤 안에 일어나기에 제한된 시간이 주는 긴박함이 있다. 밤에만 보이는 경수가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서서히 날이 밝아오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궁인들에게 밤에만 보인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경수의 모습도 긴장감을 더하는 요소다.

작품의 여운은 메시지로 이어진다. '보여도 보이지 않는 척을 해야 되는가', '진실은 외면하지 않을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강조된다. 진실을 목격한 경수, 이를 외면하라는 강요하는 권력의 팽팽한 대립을 통해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모든 건 배우들의 연기로 완성된다. 맹인 연기에 도전한 류준열과 왕을 연기한 유해진은 처음 보는 얼굴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류준열은 낮에는 보이지 않고, 밤에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동공 조절로 표현한다. 순식간에 변하는 그의 동공이 류준열의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간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유해진은 이번에 처음으로 권력과 욕망이 깃든 왕을 연기한다.

+요약


제목 : 올빼미

장르 : 스릴러

연출 : 안태진

출연 : 류준열, 유해진

배급 : NEW

상영시간 : 118분

상영등급 : 15세 관람가

개봉 : 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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