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수십조원 규모 반도체 생산지원법에 합의하며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담당 장관들은 1일(현지 시간) 반도체 생산 확대에 43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는 EU 반도체법(Chips Act)에 합의했다. 이 법안은 향후 EU와 유럽의회간 협의를 거쳐 최종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오는 2030년까지 EU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현 10%에서 20%로 2배 확대한다는 것이 해당 법안의 목표다. 최종 지향점은 유럽이 아시아나 미국 등 다른 지역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EU의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이 법안을 제안한 바 있다.
EU 회원국들이 합의한 개정안은 5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산업반도체까지 지원범위를 확대했다. 세드릭 나이케 지멘스 이사는 이와 관련해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16나노 이하 반도체는 세계시장에서 4%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면서 "반도체법이 중점을 둘 대상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U회원국들은 자체 또는 위탁생산하는 경우 모두 훨씬 더 많은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했다. 이는 EU에서 유일무이하다고 인정하는 반도체의 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반도체법을 통한 지원은 국가 차원의 투자와 민간 투자를 결합해야 받을 수 있다. 한편,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한 지원에 500억달러(약 65조원) 이상을 책정했고, 연구개발을 위해 820억 달러(약 106조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FAZ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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