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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빈방문…'밀월' 깊어지는 中·사우디

에너지 협력·네옴시티 등에

32조원 규모 투자계약 체결

빈 살만 왕세자와도 회동

GCC콘퍼런스 등 연쇄 참석

美-사우디 관계 급랭 틈타

중동서 영향력 극대화 나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38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한다. 원유 감산 등을 둘러싸고 오랜 우방이었던 사우디와 미국의 사이가 벌어지는 틈을 파고들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이 이날부터 9일까지 사우디를 국빈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과 회동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16년 1월 이후 약 7년 만에 성사된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사에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두 나라의 협력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설명




시 주석은 또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중국·아랍정상회의,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잇따라 참석해 아랍 14개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중동의 맹주’ 사우디를 택한 데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최근 들어 냉랭해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사우디는 최근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석유 감산 등 다양한 현안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다. 사우디가 서방과 달리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했음에도 10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대규모 감산 결정을 이끌었다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사우디가 소원해진 것을 중동 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은 사우디와 원유 위안화 결제 도입을 논의하고 사우디의 브릭스(BRICS) 참여 지지 의사를 밝히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875억 달러로 미국과 사우디(293억 달러)의 3배에 달했다. 이번 방문 기간에는 양국 간 1100억 리얄(약 38조 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여기에는 에너지 협력 외에 사우디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관련 투자가 포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자문위원인 알리 시하비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지난 몇 년간 관계를 강화해온 것의 정점”이라며 “미국이 양국 간의 밀착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미 굳건해진 관계를 약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역시 중국에 호의적이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역외 균형자’로 중국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우디는 최근 중국 신장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관련 대응,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등에서 중국을 옹호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중동에서 손을 떼는 듯한 미국의 행보에 분노한 사우디가 외교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사우디가 시 주석을 위한 레드카펫뿐 아니라 더 많은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의 만남도 주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존 베이츠 판사는 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의 약혼녀와 시민단체가 빈 살만 왕세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국가원수 면책특권에 의거한 결정이다. 베이츠 판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원고 측 주장에는 설득력과 근거가 있다”면서도 “그가 외국 총리라고 공언한 미 행정부의 입장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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