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합병증 중 하나는 ‘당뇨발’이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6관왕에 오른 ‘오징어게임’에서도 주인공 기훈(이정재 역)이 나이 든 어머니의 당뇨발을 치료할 돈이 없어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하는 사연이 등장한다. 당뇨발은 말초 신경병증과 혈관병증을 동반하는 만성 당뇨병의 합병증이다. 발의 피부나 점막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 대표적 증상이다. 당뇨 환자의 약 20%가 당뇨발 궤양을 경험한다. 이들 중 3분의 1가량은 증상이 심각해 다리 일부를 절단하는 하지 절단 수술을 받기도 한다.
규칙적인 운동·금연·금주 등 세 가지 행동원칙만 지켜면 당뇨병 환자들에게 큰 공포인 당뇨발 절단 위험률을 최대 2.45배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준혁·이윤재 여의도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264만 4440명을 대상으로 당뇨발 절단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요인과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하지 절단 위험도는 흡연을 하는 경우 약 1.44배, 음주를 하는 경우 약 1.37배 더 높아졌다. 반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경우 위험도가 약 0.76배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가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금주 등 세 가지 행동 교정을 동시에 실시했을 때는 하지 절단 위험도는 최대 2.45배까지 낮아졌다. 특히 당뇨 진단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 환자들에서 금연과 금주의 효과가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의 제1자인 이윤재 교수는 “당뇨발의 절단율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을 발견했다"며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주요 행동인자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김준혁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금주 등 세 가지 행동 교정은 상호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하지 절단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 관리를 위해서라도 생활습관 교정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내분비 및 대사(Endocrinology and Metabolism)’ 2022년 10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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