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설 연휴 기간 내내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급등한 김 의원은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안정적 1위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내세우면서도 친윤계와는 거리를 두는 ‘대안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20일 울산시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설 명절 인사를 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울산 남구의 복지관과 재래시장 등 7곳을 순회하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김 의원은 연휴 내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적극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니 포용을 기치로 내걸고 ‘1위다움’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았다.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다. 안 의원은 “현재 원내에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김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내세우는 ‘연포탕 당 대표’를 두고도 “이런 말장난 자체가 국민들에게 굉장히 실례”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친윤계의 전횡에 부정적인 당원들을 결집해 친윤계 후보에 맞서는 대안으로 떠오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측 모두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나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나 전 의원이 실수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를 포용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의원 역시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치 연대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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