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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민스키 모멘트





1997년 아시아에서 연쇄 외환위기 사태가 벌어지자 러시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석유 등 원자재의 아시아 수출이 막히면서 외화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원자재는 러시아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했다. 러시아 정부는 채무 상환 능력을 잃자 결국 1998년 8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루블화의 가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고 물가상승률이 84%까지 치솟았다.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파산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매컬리는 러시아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미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1919~1996)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 이론을 도입해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라는 이름을 붙였다. 금융 자산 시장이 과열되면 투자자들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빚을 내 투자한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빚을 갚기 위해 자산을 처분하고 이로 인해 가격 추가 하락으로 건전한 자산까지 투매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민스키 모멘텀이 경기가 순환하는 자본주의 질서에 내재돼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금융위기도 근본적으로 투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무명에 가까웠던 민스키는 죽은 후에 더 유명해졌고 그의 이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7년 중국 은행 도산 등 금융시장이 악화될 때마다 널리 인용됐다.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민스키 모멘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부실 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정 금융기관의 위기가 시스템 위기로 확산된다는 ‘리먼 모멘트’, 예금 이탈처럼 채권 매도가 쏟아지는 ‘본드런’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막바지 단계에서는 거의 끊임없이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당국이 글로벌 금융 리스크 전이 가능성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선제적으로 취약 부문을 철저히 점검하고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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