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여성시대를 하는 걸 알고 많이 실망했어. 만약 남자인 내가 일베를 한다 해도 받아들일까?” 20·30대 남녀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자친구의 여성 커뮤니티 활동이 결국 이별의 불씨가 됐다는 사연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8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여성시대 안 하는 여자들도 많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농어촌공사에 재직 중이라는 글 작성자 A씨는 “사실 (여자친구가) 여성시대 (활동을) 하는 걸 알고도 사랑으로 참았다”며 “나는 페미가 싫고 정신병자들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가) 매우 불쾌해하긴 했어. 중립적으로 대화해도 결국 화내면서 전 남자친구랑도 이거랑 싸웠다고 하더니…”라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여성시대’에서 과거 자신의 성 경험을 회원들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A씨는 참았다고 한다. 5년을 넘은 과거의 일이기도 하지만 젊은 날의 치기라고 생각하고 인내했다는 것. 그런데도 ‘자기랑 말이 안 통하고 안 맞는 것 같다고 이별 통보를 당했다’고 A씨는 하소연했다.
그는 “헤어지기 싫은데 결국 헤어지게 된다면 다음 사람은 여성시대 같은 거 안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근데 회원수가 엄청 많더라”라며 “여자친구가 여성시대 하는 거 처음 봤을 때도 가슴이 철렁했고 글 쓴 것 볼 때도 철렁했어. 사람은 진짜 좋은데 사상이 무섭더라. 세뇌와 가스라이팅이라던데 여성시대 하면 거기에 당하는 게 아닌지…”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A씨는 댓글을 통해 “여성시대란 곳이 마치 JMS에 빠진 사이비 집단처럼 더 혐오스럽게 느껴진다”며 “이러니까 여자친구를 구하고 싶단 오기도 들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같은 여자라도 여시하는 애들 좀 꺼려진다. 극단적인 면이 있어서 별로였다”며 “정신 차려라. 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냥 내적 손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여성시대를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그냥 차인 것”, “여성시대는 일베와는 다른 보통의 커뮤니티다. 여자는 모여서 얘기만 해도 일베 취급을 당해야 하나” 등 상반된 의견을 드러냈다.
여성시대는 2009년에 설립된 다음 카페로 2021년 기준 약 8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여성 커뮤니티다. 2009~2011년, 2013~2016년 다음의 우수 카페로 선정된 바 있지만 젠더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20·30대 남성들의 비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2022 대한민국 젠더 의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786명)의 66.6%가 ‘한국 사회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20대가 79.8%로 가장 높았고, 20대에서도 여성이 82.5%로 가장 크게 동의했다. 지난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정할 때도 10명 중 4명이 ‘후보의 젠더 공약이 영향을 미쳤다’(40.9%)고 답했다. 20대에서 50.6%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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