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취객을 부축해주는 척 하다가 휴대전화를 훔쳐 베트남으로 팔아넘긴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장물업자 등에게 대당 20만∼110만원에 휴대전화를 사들인 뒤 베트남으로 반출해 18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상습장물취득과 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훔친 휴대전화를 A씨에게 판매한 절도범과 장물업자 등 14명도 검거해 이 가운데 8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장물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싱' 수법을 썼다. 휴대전화 원주인에게 '분실폰이 발견됐다'는 내용과 함께 지도 위치 링크를 첨부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로그인을 유도한 뒤 휴대전화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초기화한 휴대전화를 수출대행업체나 베트남인 '보따리상' 등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했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대포폰을 사용하고 주로 새벽 시간대 장물을 거래하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부축빼기'로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 취객을 부축해주는 척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빼내 가는 수법이다. 객차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5·9호선만 노린 절도범도 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24명이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다른 공범이 있는지 계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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