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마저 둔화하면서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전달보다 더 올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4월 말 기준 평균 0.304%로 집계됐다. 3월 0.272%보다 0.032%포인트 높아졌다. 통상 시중은행들이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보는 연체율 0.4~0.5%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4월 NPL 비율은 0.250%로 전달보다 0.008%포인트 올랐다. NPL 비율은 금융기관의 전체 여신에서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 비중을 말한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연체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4월 신규 연체율을 보면 5대 시중은행 평균 0.082%로 전달보다 0.008%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연체율은 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대출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새로운 부실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
시중 은행보다 부실 대출에 더 취약한 2금융권의 연체율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5.1%로 잠정 집계됐다. 연체율이 5%를 웃도는 것은 2016년 말(5.83%) 이후 약 6년여 만에 처음이다. NPL 비율도 5.1%로 2018년(5.05%) 이래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추세를 봐도 지난해 말 4.04%에서 3개월 사이 1.1%포인트 오를 정도로 오름세가 가파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중·저신용자 차주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연체율과 NPL 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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