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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퇴론 거세자 특권 포기 승부수…韓 "어떻게 실천할지는 모르겠다"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나서며

흠집 난 리더십 만회 시도 의지

1만字 연설 대부분 尹정부 공세

35조 규모 추경 의지도 재강조

비명계도 "당당한 모습" 환영 속

국힘은 "지나간 버스 세워" 싸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은 사전에 공개된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에 없던 ‘즉석’ 발언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래경 혁신위 논란에서부터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 회동 파문, ‘방탄’ 체포동의안 표결 등으로 흠집 난 리더십을 만회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 불체포 특권 포기 발언은 일부 핵심 관계자들에게만 공유된 채 극비리로 준비됐다. 당 지도부들도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법 리스크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7월 국회마저도 정쟁에 빠질 수밖에 없으니 이 문제를 빨리 털고 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회기를 이어가며 ‘방탄’한다는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두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지만 이 대표가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결국 지도부도 동의했다.

이 대표는 연설문에서도 “잘하기 경쟁을 해도 부족한데 정쟁에 몰입된 정부 여당이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다 보니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며 정부와 여당을 향해 ‘일하는 국회’를 압박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영장 실질 심사를 통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판단을 국민들에게 맡기고 당 내부의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법정 내 엇갈린 진술 내용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획 수사설’에 힘을 실으며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인 셈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권욱 기자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은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대표 ‘사퇴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중진 의원조차도 “이 대표가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은 잘했다. 방탄 정당 이미지 탈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의원은 “방탄 이미지가 생기기 전 선제적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연설이 끝난 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제 와서 지나간 버스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가) 기존에 하셨던 말씀보다는 좋은 이야기”라면서도 “그걸 어떻게 실천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1만여 자 분량의 연설 절반을 윤석열 정부 1년을 혹평하는 데 할애했다. 정부 여당을 향해서도 협치보다는 ‘국민 포기 정권’ ‘민생·경제·정치·외교·안전 5포 정권’ 등의 날카로운 발언을 쏟아냈다. 대정부 공세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정책 제시를 통해 ‘대안 야당’ 면모를 부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채를 다소 늘려서라도 재정이 경제 회복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주당의 추경 제안에 대해 “그렇게 적자 부채를 발행하면 엄청난 국가부채가 생기는데 나라 살림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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