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예견된 참사' 홍수에도…'응급실 뺑뺑이'는 여전?

■안경진 바이오부 기자

안경진 바이오부 기자




“터질 것이 터졌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다. 그간 교사들이 겪었던 고충과 교권 침해에 따른 피해 사례가 쏟아져 나오면서 “예견된 일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교육 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2269건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교육부가 운영하는 교원치유지원센터가 교사의 소송비를 지원한 횟수는 10건에 그쳤다. 교육 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때 선망 직업 중 하나로 꼽혔던 교사의 인기는 시들해진 지 오래다. 종로학원이 공개한 올해 전국 10개 교대와 이화여대, 제주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등 총 13곳의 정시 모집 평균 경쟁률은 2대1로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교원대(5.0대1)와 이화여대(3.9대1)를 제외한 11곳은 모두 경쟁률이 3대1 미만으로 입시 업계에서는 사실상 미달 수준이었다.

비단 서이초 사건뿐일까.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부터 최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까지 하나같이 “예견된 인재였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귀를 닫은 채 묵살하는 동안 재앙이 벌어졌다.



의료계 현실도 전혀 다르지 않다. 지난해 7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후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영업시간 전부터 대기)’ 등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알리는 사전 경고 알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화하고 코로나19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피과로 전락한 소아청소년과는 올해 전공의 지원율이 15.9%까지 추락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들은 급속히 늙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만 9939명 중 60~70대 비중이 26.4%로 10년 전보다 99%나 늘었다. 정부는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 1월 대한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꾸렸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의대 증원 논의는커녕 PA 간호사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또 다른 희생을 치르길 원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보건 당국이 움직여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