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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野 자중지란’이 독 되지 않으려면

정치부 이승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던 이달 21일 국회 본회의장. 표결 결과 공표 전 가결을 암시하는 수신호가 포착됐다. 국민의힘 감표위원인 양금희·유경준 의원이 김기현 대표를 향해 손짓으로 ‘OK 사인’을 날린 것. 국민의힘 의원들은 애써 표정을 관리하는 분위기였다.

체포동의안 가결이 당장은 여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두 쪽이 났고 내분은 내전 수준으로 격화 중이다. 비명계가 친명계의 등쌀에 주요 보직에서 사실상 밀려난 가운데 이 대표는 당권 사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26일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민주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반면 여당은 민생 정당을 자임하고 나섰다.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여당은 국정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정치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는 것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김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민생 메시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집권 여당답게 총선 전까지 민생을 우선하는 기조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친 대야 공세보다는 정당 여당의 일에 집중하겠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민생 기조가 실천으로 결실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정기국회가 중반부에 들어섰지만 주요 현안을 풀 원내 협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치러지는 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명계 의원들만 출사표를 던졌다. 강경 투쟁을 외치는 친명계 중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명계인 전임 박광온 원내대표 당시 여당과 합의했던 주요 사안들을 대거 뒤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은 정기국회 기간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등 지지층 결집용 입법을 강행하고 정부 예산안에 칼날을 들이밀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강경 투쟁으로 정국이 경색되고 민생 입법이 표류할 경우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닌 여당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당이 협치를 주도해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는 게 급선무다. 여당이 단순히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정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역량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앞선 본회의에서 여당이 발신했던 ‘OK 신호’가 어떤 미래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결말이 아직 열려 있다. 정국 경색, 입법 표류의 책임을 야당에만 묻는다면 등을 돌릴 수 있다. 국민의힘이 국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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