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보기술(IT) 분야의 실업률이 4.3%로 늘어나면서 전체 실업률(3.8%)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인공지능(AI) 붐이 오히려 테크 분야 일자리에는 위협이 된 가운데 정통 IT 산업군과 엔트리레벨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컨설팅 기업인 잰코어소시에이츠가 낸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IT 직군 실업자 수가 11만 7000명으로 전달(10만 6000명) 대비 10% 늘어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AI 붐이 정점으로 치달은 지난 석 달간 사라진 일자리는 1만 4300개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 전체 노동시장에 33만 6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되는 등 ‘강한 고용’이 뚜렷한 상황에서 IT 분야의 일자리는 역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잰코어소시에이츠의 빅터 재널레이티스 총괄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회사들이 비용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지출을 줄이거나 IT 프로젝트 예산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용 감축이 기업에서 고객 서비스, 통신 서비스 등의 엔트리레벨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실시됐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타격이 숙련도가 높은 선임 개발자보다도 신입 개발자, IT 서비스 종사자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AI 분야의 일자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전체 일자리 증가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콤프TIA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올라온 테크 분야 일자리 공고의 네 건 중 한 건은 AI로 전달 대비 22% 늘어났다. 팀 허버트 콤프TIA 연구총괄은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평가하는 중이거나 AI 스킬을 활용해 직원들의 숙련도를 높이고 있다”며 “당장 새로운 인원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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