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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찰위성 경쟁’ 시작됐다…北 10배 이상 성능·미사일 발사대도 식별[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첩보수집 배가돼 작전반경 늘어

발사 전 단계부터 무력화도 가능

레이저로 적 위성 격추체계 개발

北 위성상태· 촬영정보 공개 안해

‘만리경 1호’ 발사 11일만에 임무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한국시간 새벽 3시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면서 한국형 3축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사진 제공=SpaceX




한국군 독자 정찰위성 1호기가 2일 새벽 성공으로 발사되면서 그동안 대북 정찰위성 정보수집을 미국에 의존해온 데서 벗어나 국산 군 정찰위성 시대를 열게 됐다. 그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킬체인’(Kill Chain)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이 지난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강행하고 임무수행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면서 남북한이 상대 군사 주요시설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경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특히 우리 군은 앞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 올려 2025년까지 모두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물론 북한도 지난달 21일 궤도에 올린 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이어 추가 발사 의지를 밝히고 있어 남북 간 우주 경쟁의 시대가 개막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찰위성은 군의 감시정찰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적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신속히 탐지하고 유사시 발사 전 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군의 ‘눈’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적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이를 무력화하는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도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군의 작전 영역을 우주로까지 확장한다는 점에서 남북 간 우주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레프트 오브 런치’(발사 전 교란) 작전 가능


내년 상반기 전력화할 정찰위성 1호기(EO/IR)의 성공적 발사로 2025년까지 1~5호기 모두 전력화할 경우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탐지해 선제타격으로 제거할 수 있는 킬체인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 게 군 내부 평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에 제거하는 공격체계인 킬체인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은 야간 촬영이 가능하고 표적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해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북한군이 심야에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기동하거나 TEL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때도 이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2~5호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위성으로 기상과 관계없이 주야간 전천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찰위성 5기가 모두 전력화해 북한 전역을 정밀하게 감시하게 들여다 본다면 킬체인 작전 시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킬체인 구축 계획 수립 당시 군은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의 표적 탐지, 좌표 식별, 사용 무기 선정 및 발사 결심 등 최소 25분 안에 타격해 제거하겠다고 구상했다.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한국시간 새벽 3시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면서 한국형 3축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사진 제공=SpaceX


군사정찰위성의 가장 큰 장점음 우주에서 북한의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의 작전 속도는 물론 더욱 정밀하고 공세적으로 변할 기반을 다진 것이다. 지상과 해상 등에서 첩보 수집 능력이 배가되어 작전 반경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정찰위성 5기를 통해 북한군 시설과 배치 현황, 장비와 병력, TEL 등의 움직임을 하루 2시간 간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덕분에 그만큼 작전계획도 정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여기에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기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재방문 주기를 30분까지로 단축한다면 북한지역에 대한 사진과 영상 촬영 횟수가 더욱 늘어나 세밀한 감시정찰이 가능해진다.

군 관계자는 “이런 정찰 정보를 토대로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 맞춤형 무기를 동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찰위성 운용을 계기로 군 당국은 물리적, 비물리적(사이버·전자전 등) 수단을 활용한 ‘발사 전 단계’(레프트 오브 런치·Left of Launch) 개념 발전과 작전체계 등의 수립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전, 즉 발사 전 단계에서부터 무력화할 수단과 작전체계를 수립해 대응하는 전략화 구축도 가능하다는 게 군 내부의 판단이다.

北 “정찰위성 더 많이 발사”…남북 우주경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리경 1호’ 발사 다음날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찰위성들을 더 많이 발사해 궤도에 배치하고 통합적, 실용적으로 운용해 공화국 무력 앞에 적에 대한 가치있는 실시간 정보를 풍부히 제공하고 대응 태세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의 우주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북한은 만리경 1호 발사체인 ‘천리마 1형’과 같은 로켓을 여러 기 제작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2차례 실패에서 드러난 결함을 보완했기 때문에 기존 제작했던 로켓도 기술적인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추가 발사 의지도 이런 기술적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도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군은 1호기 제작과정에서 시스템과 본체, 광학탑재체를 100% 독자 설계하고 주요 구성품 65~70% 국산화를 달성했다. 고속기동 위성체 자세제어 기술과 초고해상도 대구경 광학탑재체 개발 기술 등을 확보했기 때문에 정찰위성 추가 운용 기반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자광학 위성 감시체계(EOSS) 전력화에 이어 우주작전전대 창설과 우주작전 수행 체계 정립, 위성전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고, 레이저로 적 위성을 격추하는 레이저무기 체계 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안보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자 국방우주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월등한 대북 우위의 우주기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1월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에 맞서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정찰위성운영실'이 지난 2일부터 임무에 착수했다고 3일 보도했다. 운영실의 임무착수는 지난달 21일 ‘만리경 1호’가 발사된 지 11일 만이다.

그동안 북한은 위성이 ‘세밀조종’ 기간을 거쳐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면서 이 작업이 1∼2일 정도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으나, 위성의 공식 임무 시작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송은 운영실이 “독립적인 군사정보조직으로 자기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며 “임무수행을 통해 획득한 정보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해당 상설집행부서에 보고되며,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 부대와 조선인민군정찰총국에 제공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北촬영 사실이라도 제대로 된 품질 아닐 듯”


이는 운영실이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북한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의 관할에 있고, 핵·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 군부대 및 특수전·첩보전을 담당하는 정찰총국과 밀접하게 연계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다만 이날 위성의 현재 상태나 새로운 촬영 정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위성이 발사된 뒤 22일과 24일, 25일 관제소를 직접 찾았다. 이후에도 관제로소부터 거의 매일 같이 관련 보고를 받았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위성이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 괌·하와이의 미군기지, 한국의 진해·부산·울산·포항·대구·강릉 등을 촬영했다고 밝혔으나,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러한 주장이 과장됐을 수 있으며, 만약 촬영이 사실이더라도 제대로 된 품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월 22일 오전 10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해 궤도에 진입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작동상태와 세밀조종진행정형, 지상구령에 따른 특정지역에 대한 항공우주촬영진행정형을 료해(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우리 군의 정찰위성 해상도는 0.3m급으로 성능이 세계 5위급으로 전해졌다. 가로세로 0.3m가 점 하나로 표현된다는 의미다.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10배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다목적실용위성 3A호(아리랑 3A호) 해상도보다 3.4배가량 정밀하다”고 했다.

아리랑 3A호는 2015년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국산위성이다. 이 위성은 0.55m급 해상도 광학렌즈를 장착했다. 가로세로 각각 55㎝짜리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수준으로 지상의 사람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아리랑 3A호보다 3배 이상 정밀도를 구현한 만큼 사람의 이동은 물론 웬만한 교통수단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파악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이동식발사대(TEL) 등 고정 및 이동표적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통상 촬영한 영상이 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브미터 급이면 고속도로의 중앙선이 보이는 정도”라며 “0.3m급이면 영화처럼 사람의 표정이나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면 동선이 파악되고 거리를 달리는 교통수단이 승용차, 트럭, 버스 중에 어떤 것이구나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만리경 1호, 정식 정찰 임무 착수” 北 주장


북한이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지난달 세 번째 발사한 위성 만리경 1호는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1∼5m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린 것으로 파악되나 해상도가 1m 이상인 위성으로는 원하는 목표물이나 목표지역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군사적 목적의 활용이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소형 위성이라서 성능 자체가 제한된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만리경 1호는 고품질의 위성 사진을 확보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일반적 기술 수준과 발사체의 성능을 고려할 때 위성의 크기가 위성사진의 해상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만리경 1호’는 크기가 작은 소형 위성으로 제작돼 해상도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은 감시 사각 지대를 없애려고 여러 종류의 영상을 종합한다. 광학(EO) 장비는 사람 눈처럼 낮이나 구름이 없을 때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적외선(IR) 장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은 적외선, 전파 방식이기 때문에 날씨와 낮과 밤 관계없이 찍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영상을 종합하면 특정 물체의 정확한 상태를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군사적 긴장이 높은 나라들은 나무로 만든 가짜 전투기, 전차, 미사일을 대거 배치한다. 평소에는 진짜 무기에 대한 적의 감시를 피하고, 유사시 적의 공격을 가짜 무기로 유도한다.

따라서 디지털 광학 카메라 영상에는 나무로 만든 가짜 무기가 진짜 무기처럼 보이지만 적외선 카메라 영상에는 금속과 나무의 온도 차이가 나타나 진짜 무기와 가짜 무기를 구별해 전략적 판단을 한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할 경우에 해당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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