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 여는 수요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세상에는 시를 쓰는 사람이 있고, 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시는 시인이 쓰지만 그것이 완성되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들에 의해서이다. 시인이 빚어낸 언어가 한 줄기 빗방울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가슴은 바다와도 같다. 순하고 명랑하고 인정 많고 슬기로운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이라는 시는 완성된다. 한 해가 저물도록 저마다 착하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시인이 말한다. 바로 그대들이 시인이라고.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