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도입된 이래 55년간 하늘을 지켜온 대한민국 공군의 F-4E 팬텀 전투기가 퇴역을 기념하는 고별 국토순례 비행을 펼쳤습니다.
지난 9일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필승편대’로 명명한 F-4E 팬텀 4대가 수원기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과거 도색이었던 정글무늬와 연회색 도색을 재현하고 동체 측면에는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 1969 - 2024’라는 기념 문구가 특별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또한 팬텀의 아이콘인 스푸크(spook)도 ‘빨간 마후라’와 태극무늬, 조선시대 무관의 두정갑을 입은 모습으로 그려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원기지를 이륙한 ‘필승편대’는 한미동맹 상징 ‘캠프 험프리스’가 위치한 평택과 옛 성환 비상활주로와 독립기념관이 있는 천안을 거쳐 F-16을 운용 중인 공군의 핵심기지 충주기지 상공과 F-35A를 운용 중인 청주기지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이어 팬텀이 주요작전을 펼쳤던 동해안을 따라 포항에 도착, 울산과 부산, 거제 등 대한민국 주요 산업거점을 거쳤고 ‘팬텀의 고향’ 대구기지에서 재급유를 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KF-21을 개발 중인 사천 상공으로 날았습니다. 남해안을 따라 여수, 고흥을 거쳐 팬텀이 북한 이웅평 대위 귀순 작전을 수행했던 가거도(소흑산도)에 이르렀습니다. 미 제8전투비행단이 주둔 중인 군산기지까지 날아간 ‘필승편대’는 장장 3시간여에 걸친 국토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공군은 내달 7일 공군 수원기지에서 팬텀 퇴역식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