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銀) 가격이 뛰면서 일본에서는 치과 치료 과정에서 나온 ‘은니’ 매입이 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치과용 금속 전문 취급업체 ‘시카킨’에서 최근 1년간 사용이 끝난 은니를 매입한 건수는 전년 대비 1.5~2배 증가했다. 5월 들어서는 하루 10㎏을 사들인 날도 있다. 통상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가져가지 않은 폐 은니는 치과 의사가 처분한다. 시카킨의 주 고객은 치과나 치과 기공소지만, 최근엔 ‘치료 후 받아온 은니를 보관하고 있던 개인’도 늘고 있다.
은니에 쓰는 팔라듐합금은 약 50%의 은을 함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팔라듐 합금 가격은 g당 2909엔으로 5년 전의 두 배로 값이 뛰었다. 시카킨의 매입 가격도 g당 2000엔 수준으로 비슷하게 올랐다. 이 업체 관계자는 “환금성이 높아지면서 자원으로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귀금속과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은 가격의 상승은 두드러진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7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지난달 한때 32.8달러를 기록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니 가치가 새삼 재조명되는 가운데 올봄에는 서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은니가 오랜 기간에 걸쳐 몰래 반출되고 있었던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은값과 함께 동값도 같이 뛰면서 일본에선 금속 절도도 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지난해 금속 절도 인지 건수는 전국적으로 1만6276건으로 조사를 시작한 2020년의 약 3배다. 건수는 금속 가격 상승에 비례하고 있다. 주로 동판과 동선, 맨홀 뚜껑 등이 절도 대상이 됐다. 가장 많은 것은 태양광 발전소 케이블에 사용하는 동선으로 2889건에 달했다. 전도성이 높은 구리는 전기 계통에 필수다. 전기자동차와 데이터센터 수요로 구리 가격은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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