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블록체인 전문가를 요직에 앉히고 웹3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낸다. 이번 인사에는 SK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인공지능(AI) 사업형 투자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블록체인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 4월 진창호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를 신성장추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신성장추진본부장은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가 현 자리에 오르기 전 거쳤던 요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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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본부장은 액센추어에서 경력을 쌓은 뒤 EY한영·커니코리아에서 상무직을 역임하며 블록체인 팀을 이끈 웹3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도 블록체인 기술 컨설팅 지원 공공 프로젝트,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시스템 설계 추진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전문성을 키웠다. 이후 BCG 파트너로 자리를 옮겨 토큰증권(STO), 대체불가토큰(NFT),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등 웹3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뤘다.
SK네트웍스 상위조직을 이끌 수장으로 블록체인 전문가가 선임된 셈이다.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웹3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소 웹3·블록체인 분야에 관심이 높은 최 사장이 이번 인사에도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러한 최 사장의 관심은 그간 SK네트웍스의 행보에서도 엿보인다. 지난 2022년 SK네트웍스는 해시드가 설립한 창업투자회사 해시드벤처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26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같은 해에는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에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서서 108억 원을 투자했다.
최근 SK네트웍스는 AI 중심 사업형 투자 회사로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20일에는 어피니티에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AI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메사리 창업자 겸 대표이사인 라이언셀키스는 ‘2024년 가상자산 업계 전망’ 보고서에서 AI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탈중앙화 슈퍼 컴퓨터로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록체인으로 컴퓨팅 파워를 분산하는 디핀(DePIN,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 분야는 업계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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