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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산 해킹·기술 유출 기승…보안 관리 강화해 경제·안보 지켜야


국가 안보와 직결되고 미래 성장 동력인 K방산을 겨냥한 해킹 공격과 기술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최근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아 폴란드로 수출한 K2 전차의 주요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방위산업체 관계자 2명과 회사 법인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전차의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오염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화생방 양압장치의 도면과 개발 보고서 등을 경쟁 업체로 빼돌렸고, 해당 회사는 이들을 통해 탈취한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산 기술을 노린 북한의 해킹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보안 관리가 취약한 중소 협력 업체들을 집중 공격해 핵심 기술을 빼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핵심 대북 공중정찰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 운용·정비 관련 기술 자료들도 북한 추정 세력의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탈취한 우리 기술을 활용해 정찰자산을 고도화하고 우리 군의 감시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방위산업은 우리 국방력 강화와 무기 수출을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이다. 국토와 국민 안전 수호는 물론이고 2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 방산의 경쟁력에 달렸다. 신냉전이 격화하는 지금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수출 기회를 넓히는 차원에서 방산 기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와중에 보안 시스템이 뚫려 핵심 기술을 도둑맞는 일이 빈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기술 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되는가 하면 국내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으로 빠져나간 사실이 드러났다. 북한이 1년 반 넘게 우리 방산 업체 10여 곳의 자료를 해킹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첨단 방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기술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형 방산 기업뿐 아니라 중소 협력사들의 보안 관리를 강화하고 기술 유출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방산 기술 탈취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북한의 해킹 공격에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즉각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 등 제도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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