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시중 유동성이 또다시 증가해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7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7월 광의통화(M2)는 평균 잔액 기준으로 전월 대비 16조 3000억 원(0.4%) 증가한 4053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한 수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6.2%로, 2022년 10월(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M2 증가의 주요 원인은 수익증권의 대폭 증가로, 한 달 새 10조 8000억 원이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강화 영향으로 단기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증권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M2가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해도 전체 양과 증가 폭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6월에 이어 M2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6%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내수 회복 진단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견해와 차이를 보인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10개월째 내수 부진 판단을 내렸다.
이처럼 경기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통화량 증가와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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