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개발을 추진하던 한국형 전자충격기(테이저건)의 현장 도입이 사실상 불발된 가운데 경찰청이 보유한 테이저건의 노후 비율이 5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청이 보유한 테이저건 1만 3787정 중 57.6%에 달하는 7942정이 10년의 내용연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보유 테이저건의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13억 5000만 원을 투입해 개발에 나선 한국형 전자충격기가 납품검사 등에 수 차례 탈락해 현장에 제때 도입되지 못한 탓이다.
한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한국형 전자충격기 연구개발 완료 후 2020년 3월~2021년 7월 100정의 테이저건에 대해 여섯 차례 전수 검사를 실시했는데 불량률이 90%에 달하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후 불량률이 개선됐다며 현장 도입 직전인 지난해 7월과 10월 실시한 두 차례의 납품검사를 모두 탈락해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한 의원은 “과거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당시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문제점을 반복 제기했음에도 경찰이 도입을 강행했다”면서 “경찰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형 전자충격기 개발 사업을 결론 짓고 노후 기기 교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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