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찾아가며 성장통을 겪는 소년들의 이야기에 글로벌 시청자들도 공감을 해주신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2’에서 연시은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사진)은 지난달 28일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박지훈은 2022년 11월 ‘약한영웅 Class1’이 웨이브에서 공개됐던 당시에도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해 시상식을 휩쓸었다.
시즌2는 상위 1% 모범생 시은이 시즌1에서 소중한 친구를 끝내 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을 오면서 또 다시 폭력에 맞서고 친구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즌2에서도 박지훈은 금방 눈물이 주르륵 떨어질 것 같은 슬픈 눈망울로 친구들을 응시하고 폭력에 맞서 싸움을 벌이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슬픈 감정을 유지하는 게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원래 눈빛이 촉촉하다는 말을 듣는다”며 쑥스러운 듯 웃더니 “시은의 모습이 저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아역으로 데뷔했고 아이돌 워너원 활동도 해서 친구가 없었던 제 모습이 시은과 많이 닮아 있다”며 “쓸쓸한 뒷모습이 와 닿아 감정 표현이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즌1에서 공부는 잘 하지만 친구는 없었던 시은은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되면서 심리전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을 구사해 ‘싸움짱’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친구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불의 사고로 수호(최현욱 분)가 코마 상태에 빠지자 시은은 다시 혼자가 되고 트라우마를 겪는다. 이 때문에 시즌2에서는 잠을 못 자 심리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는 등 애처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이에 대해 그는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들었다”며 “결국 마지막에 시은이가 행복하게 웃으며 끝이 난다”고 말했다. 또 “항상 작품을 보면서 울지 않으려고 하는데 공개 전에 제작진과 다 같이 보다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울게 됐다”며 “여운이 길게 남는 장면들이 많아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도 시은은 ‘빵셔틀’ 서준태(최민영 분)을 비롯해, ‘싸움짱’이지만 학폭을 거부하는 바쿠(려운 분), 고탁(이민재 분)과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도 빌런 최효만, 금성제, 나백진 등으로 인해 우정전선에 이상이 생긴다. 특히 나백진은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임에도 학폭을 통해 돈을 버는 시은의 ‘빌런 버전’이다. 발등에 자신의 머리를 박는 등 빌런들에 맞선 시은의 싸움은 이번 시즌에서 더욱 처절하다. 박지훈은 “궁극적으로 처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발 이 유치한 짓, 폭력 그만하자’ 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진과 대결에서 좀비·악바리처럼 버티고 때리는 모습 등을 통해 악에 받친 시은의 처절함과 절실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명장면으로 백진이 쓰러지고 시은이 그를 응시하는 장면을 꼽았다. “시은과 백진은 비슷한데 다른 길을 가요. 백진이 마지막 싸움에서 질 때 친구들이 모두 떠나요. 시은이 ‘저 친구도 나처럼 될 수 있었을텐데 다른 길을 갔네’라는 심정으로 백진을 쳐다보는 모습이 좋았어요.”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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