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3일 열린 2차 TV 토론에서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과 재생에너지의 실현가능성을 놓고 격돌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꼽히는 ‘RE100'을 아예 불가능한 구호라고 일축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한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한국 원전에 대해서 불신을 하는 극단적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동부에 원전이 몰려 있고 사고가 나면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위험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우리 원전을 불신한다고 한 적이 없고, 안전성에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이라면서 "중국 동해안에 원전이 많다고 우리나라 원전은 많아도 괜찮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대꾸했다.
이준석 후보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중국’을 거론하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무슨 말씀만 하면 ‘친중’이라고 하는데, 중국과 무슨 관계가 있나. 젊으신 분이 생각이 매우 올드하다”며 “국제적인 것 같은데 매우 편협하다”고 쏘아붙였다. 이준석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중국산 풍력 장비나 태양광 장비는 중요한 상황에서 안보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킬 스위치’ 같은 것이 내장돼 있다는 얘기가 미국에서 나온다”고 맞받았다.
원전 비중을 현재(32.5%)의 2배 수준인 60%로 끌어 올리겠다는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에 설전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전력 생산에서 원전 비중을 60%까지 높여 ‘반값 전기료’를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원전 발전 비중을 높이면, 전기 생산 단가가 낮아져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후보는 “원전(비중)을 60%씩이나 하면, 앞으로 RE100, 그러니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제품만 사겠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서 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해야 되는데 어떻게 감당하실 생각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는 “RE100은 사실 불가능한 것”이라고 대답하자 이 후보는 “RE100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 관련이 없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것만 산다’는 원칙을 정했는데, 우리만 못하겠다고 하면 수출을 못한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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