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신율의 정치난타] 샤이 보수는 투표할 것인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계엄·탄핵 등과 관련한 국힘 태도에

보수 실망감…투표장 찾지 않을 수도

겸허히 반성·성찰하는 모습 보여야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가 마무리됐다. 많은 이들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최종 투표율도 높고 반대로 사전투표율이 낮으면 최종 투표율도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반드시 옳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된 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사전투표율과 최종 투표율 간의 상관관계가 그리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는 유권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투표를 분산시키는 효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전체 투표율을 높이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사전투표는 투표에 소극적이던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과거 선거들을 돌아보면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진보 진영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직 본투표가 남아 있고 진보 성향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한다는 것이 항상 성립하는 ‘법칙’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과거에는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에 유리하고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이러한 주장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인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고 이들 세대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하지만 현재의 2030세대는 오히려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식이 성립하기 힘들다.

이번 대선에서는 오히려 투표율이 낮을 경우 보수 진영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제17대 대선 당시 투표율은 63%에 머물렀는데 이는 진보 진영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낮다면 그 원인은 ‘샤이(shy) 보수’ 혹은 ‘셰임(shame) 보수’로 불리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샤이 보수 혹은 셰임 보수가 존재하는 것은 계엄과 탄핵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이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겼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샤이·셰임 보수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는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자 한다면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샤이·셰임 보수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왜 부끄러워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이 탄핵에 반대했다는 것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러한 자기 성찰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