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이 10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 들어 국내에서 아파트·빌라·상가(집합건물) 등을 사들인 외국인 중 중국인이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매수 부동산은 경기 안산, 부천, 시흥 등에 집중됐으며, 서울 강남권 부동산은 미국인 매수가 중국인보다 5배 많았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외국인이 신청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매매) 등기는 4169건이다. 이 중 2791건(66.9%)은 중국인이 샀다. 미국(519건), 베트남(136건), 캐나다(118건), 러시아(96건)가 뒤를 이었다.
올해 1∼4월 중국인은 경기도에서 부동산(집합건물 기준)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경기도의 외국인 부동산 매수 1863건 중 중국인이 76.8%(1431건)를 차지했다. 중국인의 부동산 매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인천 부평(195건)이었다. 경기 안산 단원구(158건), 부천 원미구(151건), 시흥(137건), 부천 소사구(121건)가 뒤를 이었다. 모두 조선족 등 중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중국인의 부동산 매수가 243건 있었는데, 이는 외국인 매수의 45.4%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구로구(47건), 금천구(44건)에 중국인 매수가 몰렸다. 올해 1∼4월 미국인 매수 부동산을 지역별로 따져보면 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이 31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 서초구(24건), 경기 성남 분당구(24건), 강남구(20건), 성동구(14건), 용산구(14건) 순이다.
매수 등기를 한 아파트·빌라·상가 수치만 따져본다면 강남권에선 미국인 매수가 가장 많았다. 중국인은 1∼4월 강남 3구에서 아파트·빌라·상가를 12건 매입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인은 강남 3구 부동산을 58건 매입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외국인 주택·토지 보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10만 216가구로 전체 주택(1931만 가구)의 0.52% 수준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6월보다 5158가구(5.4%) 늘어난 규모다.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은 9만 8581명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소유 주택 5만 6301가구(56.2%)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인(2만 2031가구, 22.0%) △캐나다인(6315가구, 6.3%) △대만인(3360가구, 3.35%) △호주인(1940가구, 1.9%)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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