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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지원 끊기나…경기도·도교육청 '급식비 갈등'

■하반기 '급식차질' 현실화

117곳 작년까진 경기도가 부담

조례 바뀌면서 도교육청 몫으로

교육청, 하반기 예산편성도 안해

"협의 통해 분담" 원론적 입장속

교육계 "관련제도 미비" 지적도





대안교육기관 급식비 부담을 놓고 경기도와 도교육청이 벌이는 신경전이 장기화되면서 일선 대안교육기관의 하반기 ‘급식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2년 대안학교 등록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담은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된 뒤 이를 근거로 '경기도교육청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가 지난 1월 제정됐다. 해당 조례를 살펴보면 ‘교육감은 예산 범위 내에서 학생 급식비 등 교육복지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기도는 법 제정 전인 2021년부터 대안교육기관의 등록과 미등록 여부를 따지지 않고 시·군과 함께 관내 113개교 8200여명 학생의 급식비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는 도내 117개 대안교육기관에 총 88억원(도비 26억원, 시·군비 62억원)이 지원됐다. 대안교육기관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인가를 받지 않고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대안학교와는 구분된다.

경기도는 법과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올해부터는 미등록 대안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지원을 계속하되 등록 대안교육기관만큼은 하반기부터 도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며 관련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올해 예산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이른바 ‘밥값’을 떠안게 돼 난감해 하고 있다. 앞선 윤석열 정부의 영유아 교육·보육통합으로 인한 재정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급식비까지 지원하는 것이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도교육청은 하반기 급식을 위한 추경 편성도 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양측의 신경전 속에 하반기부터 등록을 마친 72개교 6000여 명의 학생들의 급식이 결국 중단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와 경기도대안학교연합회 등 교육단체들은 도교육청을 타깃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법과 조례까지 제정됐는데도 도교육청이 이를 실행하지 않아 수천명의 대안교육 학생들이 급식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대안교육기관이 ‘학교 밖 청소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급식지원을 떠넘기는 것은 도교육청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교육단체의 비판에 난감해 하면서도 “교육청은 공교육을 우선 지원하는 기관”이라며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재정지원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감은 예산 범위 내에서 학생 급식비 등 교육복지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례에서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기 때문에 예산지원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입장이다.

경기도와 도교육청은 협의를 통해 급식비 분담에 대해 노력해 보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이후 이어지고 있는 관련 제도 미비 때문이라는 지적을 한다. 도교육청의 살림살이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공교육 밖 영역까지 재정부담을 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다만 경기도의 인근 지자체인 서울과 인천의 경우 시교육청이 대안교육기관 급식비를 부담하고 있어, 도교육청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와한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국민의 헌법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청은 공교육 지원 기관’이라는 명분을 들어 대안교육기관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법과 조례에 따라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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