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남성을 살해하고 현금을 훔쳐 달아난 김명현(43)에게 징역 30년 형이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씨는 대전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상고를 포기하면서 1심과 항소심에서 선고된 징역 30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8일 오후 9시 40분경, 충남 서산시 동문동의 한 식당 주차장 인근 차량에 탑승해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30대 남성 A씨를 살해한 뒤 차량을 타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A씨를 수로에 유기한 후 차량에 불을 지르고,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12만 원을 훔쳐 밥을 사 먹고 복권(6만 원 상당)을 구매하기도 했다.
1심에서 검찰은 김씨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도박 중독으로 재산을 탕진해 궁핍한 상태에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생면부지의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가한 뒤 살아있는 피해자를 유기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로부터 빼앗은 13만원으로 담배나 로또를 사고, 범행 다음 날 태연하게 직장에 출근하는 등 조금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판결은 양형이 부당하고 계획적 범행으로 봐야 한다며 항소했고, 김씨 측은 술에 취해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장갑과 흉기를 준비하고 범행 장소와 대상을 물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해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 범행 후 피해자를 유기했고 차량에 불을 지른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범행 다음 날 태연하게 출근하기도 했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1심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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