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닷새 연속 올라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마감가로 30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처음이다. 올 4월 코스피 지수는 계엄·탄핵 사태 장기화와 관세 전쟁 등이 겹쳐 220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코스피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중 ‘코스피 5000 달성’ 목표 제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경기 부양 의지 등이 맞물려 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가가 3000포인트를 넘어 새로운 성장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주주 환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등을 골자로 한 ‘K밸류업’ 정책을 추진해 주가를 일시적으로 반등시켰으나 결국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가 밸류업이 이뤄지면 기업의 원활한 투자금 조달과 1400만 개인 투자자의 자산 형성이 가능해져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대증요법으로는 증시의 지속적 상승이 어렵다. 증시를 활성화하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지속 가능한 주가 상승을 실현하기 위한 근본 해법은 규제 사슬 혁파 등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저성장 등으로 심각한 복합위기에 직면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기업 경영권 위협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밸류업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상법 개정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 노란봉투법, 주4.5일제, 65세 정년 연장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들도 기업들의 의견을 경청해 숙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 기업이 주52시간 근무제 등 규제 족쇄를 풀고 마음껏 뛸 수 있게 해야 투자와 일자리도 늘리고 주가 상승도 꾀할 수 있다. 구조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점화하는 것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한 주요 과제다. 물론 불공정거래 차단,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의 밸류업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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