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전기차 전략 모델 중 하나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개발을 중단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혼다는 내년부터 신형 전기차 '제로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인데 2027년께 선보일 예정이었던 대형 SUV는 개발을 중지했다. 다만 전기차 세단과 중형 SUV 등은 기존 계획대로 시장에 투입한다.
혼다는 대형 SUV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차체의 개발·조달 비용이 많이 들어 판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향후 경영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혼다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대형 SUV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국정과제 핵심 내용이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추진한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는 9월 30일까지만 적용된다.
혼다는 2031년 3월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10조엔(약 94조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30% 줄어든 7조엔(약 66조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혼다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하이브리드차 증산을 추진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계획 재검토가 이어지고 있다"며 "포드는 대형 전기차 개발을 철회했고 닛산자동차도 미국에서 생산하려던 전기차 2개 차종 개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요타자동차도 2026년으로 예정했던 SUV 전기차 생산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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