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떠들썩하게 한 독버섯 비프 웰링턴 살인사건과 관련, 해당 레시피를 고안한 셰프가 “매우 슬프고 충격적”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은 호주 빅토리아주 법원 배심원단이 에린 패터슨(51)에 대해 독버섯을 사용해 시부모와 남편의 고모를 숨지게 하고 고모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패터슨은 향후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건은 2023년 7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별거 중이던 남편의 가족을 집으로 초대한 패터슨은 다진 쇠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만들어 대접했다. 식사 후 귀가한 이들은 심각한 복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시부모와 고모는 약 1주일 후 숨졌으며 고모부만 간신히 생존했다.
수사 결과 해당 요리에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알광대버섯’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알광대버섯은 식용 버섯과 유사한 외형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독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은 당시 초대를 받았지만 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녀 양육비 문제로 갈등 중이었고 재판 과정에서 패터슨 측은 버섯이 독버섯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경찰이 압수한 컴퓨터 기록을 통해 그녀가 사건 1년 전 주변 지역에서 알광대버섯이 자생한다는 웹사이트를 찾아봤던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패터슨은 당시 암 진단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며 가족들을 초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건은 호주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공영방송 ABC의 재판 관련 일일 팟캐스트는 국민적 인기를 얻기도 했다. 현재 이 사건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도 제작이 추진 중이다.
패터슨이 사용한 레시피의 창안자로 알려진 나기 마에하시 셰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정을 쏟아 완성한 레시피가 이런 끔찍한 일에 이용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즐거운 식사를 위해 만든 요리가 범죄에 악용된 것이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