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당내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제기한 ‘왕수박’(비이재명계를 비하하는 표현) 논란에 대해 “더운 여름날엔 왕수박이 최고”라며 수박을 들고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유쾌하게 넘겼다.
정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2016년 자신이 직접 농사지어 수확한 수박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정 의원은 “어디인지 모를 출처불명한 곳에서 아직도 저보고 왕수박이라고 한다면 제가 수박농사를 지어봐서 잘 안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그 어려운 왕수박의 길을 제가 왜 걷겠냐. 수박 노노(No, No)”고 했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일부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들은 정 의원이 과거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이재명 지사가 그냥 싫다” 등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점 등을 언급하며 겉과 속이 다른 ‘수박’이라고 주장한다. 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KTX 열차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이 “의원님 수박 아니죠?”라고 질문했다며 “그런 말 믿지 마세요(라고 답했다)”라고 답했던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수박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2016년 (총선) 공천탈락 컷오프 됐을 때 ‘당 지도부는 저를 버렸지만 저는 당을 지키겠다’며 더컸유세단을 만들어 전국을 누볐다”며 “총선이 끝나고 출근할 사무실이 없어 텃밭에 가서 농사를 열심히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땀흘려 일하다 보면 그 시간만큼은 잡념도 사라지고 힐링도 되고 위안도 됐다”며 “비오듯 쏟아지는 땀방울 때문에 눈물을 감출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정 의원은 “제일 키우기 쉬운 것은 상추, 고추, 옥수수 등이고 가장 키우기 어려운 게 수박”이라며 “사진에서 들고 있는 저 왕수박이 12kg 짜리고 저때 수박농사를 딱 한 번 성공했고 그 이후로는 대체로 실패했다. 수박농사는 어렵다”고 했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로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있을테고 날도 더워서 힘들어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럴 땐 수박 쪼개서 시원하게 드시라”며 “전당대회는 축제처럼 웃으며 즐기며 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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