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18번 홀의 마법’이었다. 교포 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이 연장 승부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4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레이스 김은 티띠꾼과 연장전을 벌여 2차 연장 끝에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 5000만 원).
2000년생 그레이스 킴은 202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그레이스 킴은 첫 우승 이후 2년 3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그레이스 킴은 12번 홀(파4)까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5번(파5)과 16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선두 티띠꾼과의 격차를 2타 차로 줄이더니 마지막 18번 홀(파5) 이글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서도 그레이스 킴의 ‘18번 홀 마법’은 계속됐다. 첫 번째 연장에서 그레이스 킴이 두 번째 샷으로 보낸 공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지만 이후 기가 막힌 칩샷으로 버디를 기록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레이스 킴의 공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되자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들 사이에서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2차 연장에서는 티띠꾼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 주위 러프로 향해 불리한 상황이 됐고, 그레이스 김이 약 3m 정도 이글 퍼트를 넣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 생애 최초 우승과 태국 선수 첫 우승, 세계 랭킹 1위라는 세 개의 목표를 노렸던 티띠꾼은 연달아 기적적인 샷을 보여준 그레이스 킴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가 교포 선수 이민지(호주)와 함께 13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주 LET 아일랜드오픈에서 6타 차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워드는 이번 대회 25위 안에 들면서 LPGA 회원이 될 자격을 확보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서 우승을 노렸던 이소미는 8언더파를 적어 최혜진과 함께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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