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 재개를 전격 승인했다. 이번 소식은 H20에 탑재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의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중국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H20 수출을 승인했다”면서 “매우 좋은 소식이며 H20이 빨리 출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 4월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10월부터 실시해온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55억 달러어치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
외신들은 황 CEO가 이날부터 시작된 중국 방문에 앞서 10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H20 수출이 가능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H20 수출 승인은) 황 CEO의 대단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번 조치가 H20에 HBM3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상무부는 이날 드론, 태양광·반도체 소재 폴리실리콘 등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품목을 상대로 ‘안보 조사’에 착수해 강온 양면 전략을 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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