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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케데헌'이 준 선물

김경미 문화부 차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스틸컷. 사진 제공=넷플릭스




요즘 한국 대중문화계의 화두는 단연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6월 20일 공개된 이 장편 애니메이션은 5주 만에 누적 1억 시청 횟수를 돌파하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이 됐다. 음악(OST) 쪽은 더욱 놀랍다. 작품 속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오리지널 K팝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4위까지 올랐다. 삽입곡 8곡 모두가 핫100 차트에 줄을 세웠다.

숫자도 놀랍지만 우리에게 ‘케데헌’ 열풍은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케데헌의 소재가 ‘K팝’ 그리고 ‘한국’이라서다. 작품의 배경은 서울이고 주인공들은 김밥과 라면을 먹으며 한약으로 기력을 보충한다. 또 민화 속 까치와 호랑이, 갓을 쓴 저승사자 등 한국의 전통문화 요소들이 여럿 등장한다. 왠지 우리만 알 것 같았던 ‘한국’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샘솟게 된다. 게다가 이 자긍심의 서사는 케데헌이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는 데서 오히려 정점을 찍는다. 제작은 소니픽처스, 배급은 넷플릭스, 음악은 리퍼블릭레코드가 담당한 명백한 ‘미국산(産) 한국’의 등장은 한국 문화가 외부인도 탐낼 만한 매력을 지녔다는 증명이나 다름없다.

한국 제작진의 주도적인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케데헌 돌풍은 사실 뜻밖의 선물이다. 그러니 더욱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했으면 한다. K팝과 한국 전통문화가 다양한 장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소재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우리 고유의 지식재산권(IP) 발굴에 확신을 가지고 집중하자. 한국 콘텐츠의 제작 역량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제2, 제3의 케데헌은 우리가 주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부의 K컬처 전략도 ‘한국 홍보’를 넘어 내실 다지기로 전환해야 할 때다. 모처럼 싹튼 한국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이어가려면 더 창의적인 콘텐츠가 계속 나와야 한다. 뛰어난 콘텐츠는 결국 뛰어난 사람이 만든다는 점에서 창작자와 제작자에 대한 더 효과적인 지원을 고민해볼 일이다.

때마침 새 정부의 목표도 ‘K컬처 300조 원’ 시대라고 한다. 케데헌이 보여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수다. 창작 인프라 확충, 글로벌 유통망 구축 그리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한국을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으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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