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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 공포에 생수·즉석밥 판매 급증…저수율 10%가 마지노선

■강릉 가뭄 장기화

"생활용수 더 걱정" 절약법 공유

숙박업소도 시설 중단…불편 확산

3일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에 각지로 배분될 생수 더미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의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조만간 단수 조치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생수·즉석식품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물을 아끼는 생활법까지 공유하며 버티는 상황이다.

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릉 주민들의 불안감은 소비 행태에도 직접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편의점 A사의 강릉 점포에서는 생수 매출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9.2% 늘었다. 티슈류(11.7%), 즉석밥(10.5%), 통조림(9.9%)도 지난해보다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편의점 B사에서도 생수 판매는 21.3% 상승했다. 강릉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 사재기 수준은 아니지만 물티슈와 생수 위주로 수요가 일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수가 현실화되더라도 전국 단위 배송이 불가능해질 확률은 없다시피 하지만 필수 품목을 쟁여둬야 한다는 불안감이 유행처럼 번진 셈이다.



실제 일상 전반에서 물 부족 사태로 달라진 풍경이 관찰된다. 온라인상에서는 생활 수칙에 관한 게시물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드라이 샴푸를 일반 제품과 번갈아 가며 사용하거나 설거지 양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식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머리를 감거나 설거지를 끝낸 물을 받아 변기에 다시 쓴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강릉 주민 A 씨는 “수압이 저하됐고 화장실을 평소처럼 청소할 수는 없으니 물티슈를 쓰고 있다”며 “일상이 이렇게까지 바뀔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학교에서 나눠준 생수를 집으로는 가져가지 말라는 가정통신문이 왔지만 아이더러 두 병을 받으면 하나는 남겨 오라고 했다”며 “먹는 물보다도 생활용수가 제일 큰 걱정”이라고 전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주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기우제에 참여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관광 상권 역시 비상이 걸렸다. 호텔이나 리조트를 비롯한 숙박 업소들은 수영장과 사우나처럼 물 사용량이 많은 부대 시설 운영을 잇따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시내 공중화장실도 일부가 폐쇄됐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물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손님들에게 수건 재사용을 권하고 있다”며 “불편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미리 양해를 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성민 강릉청년소상공인협회장은 “대형 숙박 업소부터 시설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매출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가운데 불편으로 인한 관광객의 추가 이탈에 대한 우려까지 겹쳤다.

당분간 뚜렷한 비 예보가 없어 시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전국 소방차와 군 살수차까지 동원해 외곽 하천 물을 옮기는 ‘원수 공급 작전’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다. 강릉 시민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장량은 이날 기준 13%대까지 떨어졌다. 강릉시는 현재 수도 계량기를 75%까지 잠근 상태다. 저수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시간제나 격일제 급수 같은 고강도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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