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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새





이제까지 무수한 화살이 날았지만

아직도 새는 죽은 일이 없다.

주검의 껍데기를 허리에 차고, 포수들은

무료히 저녁이면 돌아온다.

이제까지 무수한 포탄이 날았지만

아직도 새들은 노래한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교외에서

아직도 새들은 주장한다.

농 안에 갇힌 새라고 할지라도

하늘에 구우는 혀끝을 울리고 있다.

철조망으로도 수용소로도

그리고 원자탄으로도 새는 죽지 않는다.

더럽혀진 하늘에, 아직도



일군의 새들이 날고 있다.

억척같은 포수들은, 저녁이면

무료히 주검의 껍데기를 허리에 차고 돌아올 뿐이다.

-박남수

한 덩이 납으로 순수를 겨냥하던 포수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순수를 겨냥하지 않는다. 애써 동경의 눈빛을 짓지도 않는다. 오로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를 원할 뿐이다. 보무도 당당히 주검의 껍데기를 허리에 차고 개선장군처럼 돌아온다. 철조망도 수용소도 원자탄도 줄어들었다는 소문은 없다. 새들은 하늘처럼 서 있는 유리 빌딩을 향해 날마다 전속력으로 망명한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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