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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안 떼인다해서 혹 했는데"…'든든전세주택' 줄줄이 계약 포기한 이유 봤더니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뉴스1




전세금을 떼일 위험이 없어 ‘안심 전세’로 불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든든전세주택’이 뜻밖의 외면을 받고 있다. 경쟁률은 치열했지만 막상 집을 확인한 입주 예정자들이 계약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HUG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난 9월 15일까지 총 1550가구의 든든전세주택 입주자를 모집했으며, 후순위 포함 4719명을 모집하는 데 14만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9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물량은 620가구에 불과했고 최종 입주까지 완료된 세대는 407가구뿐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품질 실망’이다. 어렵게 당첨됐음에도 상당수 신청자가 현장을 둘러본 뒤 마음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내부 공개가 이뤄진 427가구 중 129가구는 끝내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HUG가 신축 또는 준신축 매물을 중심으로 매입한다고 설명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위치가 외진 탓에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오래된 설비와 마감 상태가 문제로 지적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품질 문제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8월 기준 HUG가 확보한 4047가구 중 32%(1334가구)가 하자 보수 공사 중이었다. 계약을 포기한 나머지 이유로는 전세금 마련 실패, 더 나은 임대주택을 선택한 경우 등이 꼽혔다.

입지 편중도 주요 불만 요인이다. HUG가 매입하는 물량 대부분이 서울 서부권과 경기 남서부 지역에 몰려 있어 주택 선택 폭이 좁고 수요·공급 불균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전체 매입 주택 중 실제 점유권을 확보한 물량은 2958호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불법 점유자 거주 등으로 확보조차 못한 상태다.

든든전세주택은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집을 경매로 낙찰받아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입주 조건은 무주택 여부 하나뿐으로 소득·자산 요건도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 미반환 우려 없이 주변 시세의 90% 수준 보증금으로 최장 8년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HUG 역시 대위변제한 주택의 소유권을 확보해 임대 수익으로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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