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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저주토끼 작가의 오싹한 귀신이야기

■한밤의 시간표 (정보라 지음, 퍼플레인 펴냄)





소설 ‘한밤의 시간표’는 앞서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최신 소설이다. 액자형 소설 형태의 7편의 이야기를 묶은 연작소설집이다. 개별 소설은 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한밤의 시간표’라는 이름으로 연결된다.

책은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상한 ‘연구소’에서 밤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묶었다. “연구소의 사전적 정의가 ‘낮’을 배경으로 이뤄진다면 문학적 정의는 ‘밤’에 이뤄진다”는 설명이 흥미롭다.

소설 내 각 편에서 화자는 누구한테 들었거나 아니면 직접 경험한 일을 개별 이야기로 풀어낸다. 모두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과 그곳에서 보관하는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다. 연구소에는 ‘한밤의 시간표’에 따라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고 그들에게는 조금 특이한 안전 수칙이 있다. 특이한 연구소이니 연구소 직원들과 소장품들은 각기 다른 기묘한 사연들을 갖고 있다.



‘복수 전문’으로도 불리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일관되게 저주와 복수라는 테마를 다룬다. 물론 아주 무섭거나 잔인하지는 않다. 오히려 세상의 잘못된 모든 것이 바른 곳으로 돌아가게 하는 ‘사필귀정’의 순리를 따른다. 흔한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한국적인 “진짜 귀신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한밤의 시간표’는 앞서 ‘저주토끼’의 전개와는 다르다. 전작이 결말이 보여주듯 뒤틀린 세계에서 저주와 복수가 또 다른 저주를 낳았다면 ‘한밤의 시간표’는 뒤틀린 세계 속에서도 다친 이들에게 쉴 자리를 내어주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연민과 돌봄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책은 2023년 첫 출간됐는데 해외로도 진출해 올해 9~10월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번역 출판됐다. 더불어 이탈리아, 튀르키예, 독일,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도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고 한다.

‘저주토끼’의 흥행 이후 한국 환상 문학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해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새로운 표지 디자인과 양장 제본, 특수 코팅으로 다시 독자와 만난다. 1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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