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깜짝 회동’ 카드를 꺼냈다.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북한은 일종의 ‘뉴클리어파워(핵보유국)’”라고 공개적으로 지칭하며 “(한국 방문 도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락한다면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보유 자체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아직 순방 일정에는 없다”고 하지만 돌발 회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인 2019년 6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 간 만남을 불쑥 제안했고 32시간 만에 판문점에서 회동이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에 놓는 듯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만약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핵 폐기가 아닌 동결·군축 수준에서 합의하는 ‘스몰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남북 대화 재개의 마중물로 삼기 위해 북미 직거래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미 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하늘이 준 기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실패했던 ‘핵 동결-감축-완전한 비핵화’ 3단계 로드맵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정상외교 슈퍼위크’를 시작했다. 미중 전략 경쟁과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한미 관세 협상 등의 문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의 성패가 판가름날 것이다. 아직 성과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면서 미국 측 협상 조건을 수용하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두고 ‘서울 패싱’ 사태가 일어나면 이 대통령의 정상 외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굳건한 한미 동맹과 치밀한 전략으로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