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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편견을 넘어 경쟁력 키우는 균형인사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다양성·포용성 갖춘 조직 성과↑

국민 눈높이 맞는 정책 펼치려면

다양한 경험·배경의 공직자 필요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18년 인공지능(AI) 채용 시스템이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폐기했다. 2020년 영국은 비자 승인 AI 프로그램이 백인보다 비백인이나 특정 국가 출신자를 더 오래 심사하거나 거절한다는 논란에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특정 성별·인종 등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기술에 스며들어 기존의 불균형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심지어 강화한 사례들이다.

편견을 만들어낸 것도, 이를 학습한 AI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도 사람이기에 AI 시대에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직 내 균형인사를 통한 다양성과 포용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2023년 맥킨지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구성원이 다양한 조직일수록 높은 성과를 낸다. 균형인사가 공정성을 제고하고 소수자를 배려하는 제도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핵심 인사 전략일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 정부도 조직 다양성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강조하며 ‘공직 다양성 포용 전략’을 통해 여성·장애인·소수인종 등에 대한 다양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2022년 아시아계 리시 수낵이 최초의 비백인 총리로 취임한 것도 이러한 노력이 정치·사회적으로 확산된 결과일 것이다. 프랑스는 공공기관의 성별 편중을 막기 위해 동일 성별이 관리직의 6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파리의 고위 관리직 여성 비율이 60%를 넘어 벌금을 부과당한 사례도 있었다.



우리 정부는 1989년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 장애인 구분모집제도 도입과 2004년 중앙인사위원회에 균형인사과 설치 등을 시작으로, 30년 이상 소수집단의 임용을 확대하고 공직 적응을 지원하는 균형인사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달 인사혁신처는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균형인사 현황을 담은 ‘2025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를 발간했다. 2006년 고위공무원제도 도입 당시 38명에 불과했던 여성 고위 공무원이 지난해 201명으로 5배 이상 늘어났으며 중앙부처 본부 과장급의 여성 비율은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공직 내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매년 중증장애인만 응시할 수 있는 채용 시험과 7·9급 공채 시험의 장애인 구분모집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지역인재를 확보하고 서울·지방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인재 추천채용제와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운영해왔다. 그 결과 중앙부처에서 6000명 이상의 장애인 공무원과 7000여 명의 지역인재가 함께 근무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가 공직에서 함께 일할 때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더 창의적으로 해결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다. 인사처는 앞으로도 다양한 인재가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조직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것이다. 공공 부문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때 편견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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