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한·캐나다, 한·호주 정상회담 등 6차례의 정상 간 회동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셔틀외교 복원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는 안보 및 방산 분야의 굵직한 파트너십이 구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41분간 회담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21일 취임한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다. 상견례인 만큼 이날 회담에서는 셔틀외교 복원 등 이 대통령이 제시한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라는 큰 틀을 재확인하는 대화가 오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순서상 우리가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고 하면서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곧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중 다카이치 총리에게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 전문가인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자 회담 목적의 방한이 아닌 다자 행사 계기의 회담인 데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인 만큼 깊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셔틀외교 복원 등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논의했던 부분을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우익 성향을 우려했지만, 총리 취임 후로는 한층 신중해진 모습이다. 그는 과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왔지만 17∼19일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제사 기간에는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참배를 보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 간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수립하고 양국 간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을 실질적으로 타결했다. 캐나다가 인도태평양에서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파트너십에는 정기적인 실무·고위급 회의 개최와 합동작전 및 훈련 참여 확대, 양국 간 국방 분야 상호 운용성 개선과 정보 협력 강화 외에도 특히 방산 협력 강화에 대한 공동 합의가 담겼다. 우리나라와 캐나다 방산 기업들이 기술이전, 지식 공유와 현지 제조 등을 통해 공동 개발·생산·유지 관련 협력을 모색하고 방산 무역 장벽 완화, 국방 분야 공급망 안보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캐나다가 발주한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입찰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최종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청신호로 해석된다.
양국은 또 지난해부터 안보 파트너십 강화의 일환으로 논의해온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을 실질적으로 타결했다. 국방 조달, 방위산업 안보, 연구 및 작전 조율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는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적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은 한·호주, 한·뉴질랜드, 한·태국, 한·베트남 정상회담도 잇따라 소화했다. 호주와는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뉴질랜드와는 양국 관계를 2006년 수립한 ‘21세기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특히 전략·안보, 번영·혁신, 사람·지구의 3개 축으로 나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 정상은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공동성명 도출을 목표로 논의할 예정이다. 21개 APEC 회원국의 국가원수 또는 정부 수반이 대거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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